.소나무형 문화 .눌은밥의 지혜 .여우와 신 포도 .앞에 가는 도둑 .뷔페병 .밥을 짓듯이
.문화를 읽는 법 : 수염 , 우화 .저 긴 옷고름의 의미 .정과 달빛의 문화 : 여유 .창조의 삶
공감가는 구절
1. 음식이란 원래 함께 먹는 것이다.
먹는다는 의미는 육체적 공복만이 아니라 정신의 허기를 달래준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욕망이기도 한 까닭이다.
기억할 구절
1.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조선조의 선비들은 과거를 보아 벼슬길에 오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았지만 언제나 그 마음속에는 한 마리의 백로를 길렀다.
2. 한국은 우리의 태胎와도 같은 것입니다. 가깝기보다는 그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역설적 상황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수염을 의식 밖으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어린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그 노인처럼 밤잠을 설쳐야 합니다.
그냥 사는 사람과 생각하며 눈을 뜨고 살아가는 사람, 두 종류 사람 가운데 여러분들은 어느 쪽에 설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3. 여러분은 '멋 부린다'고 하면 사치스럽고 낭비하고 좋은 옷을 입고하는 것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결국 한국인의 멋이란 우리가 짐승이 아니라는 것, 기계가 아니라는 것,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 물이 아니라는 것,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억압되고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기 때문에 뭔가 자기의 꿈과 여유를 찾으려 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5.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우리의 단군 신화는 참는 데서부터 시작하지요. 곰이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자기가 견디면서 이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사의 제1장 1절은 참고 견디는 힘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데,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참을성과 극기, 나 자신을 뛰어넘는 자세를 잊어버렸다면, 우리는 정말 멋을 상실한, 한국적이 아닌 변종 한국인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6. 일본 문화는 긴장의 문화이고 한국 문화는 푸는 문화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만, 한국인은 참 이상한 것이, 긴장해서는 절대로 힘이 나오지 않습니다. 각박한 데서는 힘이 안 나오고 옷고름처럼 긴 데서, 여유 있는 데서 꼭 힘이 나온다는 거예요.
내가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유란 오히려 현실에 재차 도전할 수 있고 현실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7. 어디를 여행하다가 오두막집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며 신비함을 느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들의 영혼이 바깥으로 스며나오는 것처럼 생택쥐페리는 "그것은 하나의 별과 별의 통신이다"라고 했습니다. 캄캄한 밤중에도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우리가 별을 보면서 통신하듯이 불빛을 통해서 우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 하나의 생명이 있다는 교통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집을 짓고 거기에 최후의 등불을 켰을 때 그것은 인간의 창조적인 세계를 상징하는 성城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영혼의 작은 영토가 거기에 이루어지고,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신이 주신 것 외에 나 스스로 만든 작은 우주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비록 쓰러져가는 집이라 할지라도 분명히 내가 만든 하나의 우주요 세계요 영역이며, 거기에서 내가 주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집 가'라는 말이 참 자랑스럽게 들리지요.
여러분이 앞으로 결혼해서 가정을 만들고 또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학자가 되거나 시인이 되거나 했을 때, 사람들이 그 밑에 가 자를 붙여준다면 두 개의 집을 짓는 셈이 되지요. 자신의 마음이나 영혼으로 정신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 개의 집을 가졌을 때에 그는 이 세상에 나온 하나의 흔적, 하나의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고 한 작은 존재의 표지를 남겨놓고 자신의 완성을 이루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창조자는 집을 짓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물질의 집과 정신의 집중에 어떤 집을 짓겠습니까?